나의 지옥에게 (If You're Going to Hell, Keep Going) - 배기성 (Bae Giseong) & 이세준 (Lee Sejoon) of 유리상자 (Yurisangja)
네모난 방, 창문 밖은 다른 세상
시계 소리만 날을 새던 밤
가장 높이 날던 날개가 꺾인 그 순간
나는 이름 없는 죄인이었네
웃는 법을 잊고 표정을 잃은 얼굴
거울 속의 내가 낯설어
차디찬 눈빛들 날카로운 말들
아직도 귓가에 흉터로 남아
미친 사람처럼 길을 나섰지
끝이 없는 어둠 속을
그저 걷고 또 걸었네
낡은 신발 밑창에 새겨진 주문처럼
"지옥을 지나는 중에는 계속 걷는 수밖에"
무너진 어깨를 감싸 안으며 되뇌던 그 말
세상이 등 돌린 길 위에서
내 옆자리를 채워준 흐릿한 발자국들
마침내 끝이 났는데
왜 나는 웃지를 못하나
오랜 먼지를 털어낸 낡은 수첩 속
함께 취해주던 못난 얼굴들
"괜찮다, 괜찮다" 밤새 등을 두드리던
서툴러서 더 고마웠던 위로
세상 가장 초라한 내 손을
주저 없이 잡아주던
그 온기를 기억하며
나는 다시 한번 이 길의 끝을 향했네
"지옥을 지나는 중에는 계속 걷는 수밖에"
무너진 어깨를 감싸 안으며 되뇌던 그 말
세상이 등 돌린 길 위에서
내 옆자리를 채워준 선명한 발자국들
마침내 끝이 났는데
왜 눈물이 멈추질 않나
잿더미 속에 피어난 작은 들꽃처럼
버텨줘서 고맙다는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 살게 했지만
지나온 지옥의 풍경은 사라지지 않아
내 삶의 일부가 되었네
이제는 덤덤히 걸어볼까
여기 새로운 이 길 위에서
고마운 나의 사람들, 그리고
나를 살게 했던 나의 지옥에게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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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nie
Romanised by JHn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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