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살던 SK 아파트
1층에 여섯 계단 올라가면 경비실
기다리던 택배 상자 숨어있는 곳
경비아저씨 지키고 있는
그 아저씨 성이 나랑 같은 성이래
아빠가 알려줬는데 인천 이씨라네
그래서인지 왜인지 더 가까웠어
귀찮으셨을진 모르지만
한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엔 작은 난로
엄청 좁고 또 습했던 그 경비실은
유난히 따뜻했던 사람이 머문 곳
아침이면 부지런히 쓰레기를 줍던
아직도 기억나는 아저씨의 이름
난 벌써 이렇게 자랐는데
308호를 기억하고 택배를 꺼내주던
201동 경비아저씨 그 아저씨는
어느샌가 말도 없이 떠나버렸네
중학교 올라가던 무렵 떠나버렸네
아직도 기억나는 아저씨의 이름
난 벌써 이렇게 자랐는데
그 후로 이씨 성인 사람을 만날 때면
어디 이씨인지 물어보는 버릇이 있어
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던 인천 이씨
어쩌면 그 아저씨가 마지막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삐걱대는 문을 열고
처음으로 내 이름 싸인을 해봤던 곳
이젠 나도 다른 집에 살게 됐지만
가끔씩 생각나는 아저씨
------
Source: genie
Romanised by JHnimm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