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걸었어
집에 있기 싫어서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고
발길 가는 대로
한참을 걷다 보니까
익숙한 길이 나오더라
우리 둘이 자주 걷던 그곳에
나도 모르게 와 있었어
잘 지내고 있었는데
요즘은 생각도 안 났는데
별것 아닌 이 길 하나에
그때 우리가 떠올라
그냥 걸었어
너를 찾은 건 아닌데
걷고 또 걷다 보니
우리 걷던 길이었어
괜찮았는데
정말 괜찮은 줄 알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네가 조금 보고 싶어
자주 가던 가게 앞에
잠깐 멈춰 서 있었어
늘 마시던 걸 하나 시킬까 하다
그냥 지나쳐 갔어
혹시 너도 가끔씩
이 길을 걷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조금 우스워서
혼자 피식 웃었어
그냥 걸었어
너를 찾은 건 아닌데
걷고 또 걷다 보니
우리 걷던 길이었어
괜찮았는데
정말 괜찮은 줄 알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네가 조금 보고 싶어
다시 만나고 싶은 건 아냐
돌아가고 싶은 것도 아냐
좋았던 날이 있었으니까
가끔 생각나는 거겠지
그냥 걸었어
오늘은 그러고 싶었어
한참을 걷다 보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졌어
보고 싶어도
이제 찾아가지는 않을게
좋았던 우리 기억은
그대로 두고 갈게
오늘은 그냥 걸었어
그러다 네 생각이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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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nie
Romanised by JHn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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