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놓고 봐, 저 멀리 바다가 펼쳐진 것처럼
닿을 수 없는 너가 어린 아이처럼 웃고 있어서
무엇이 그렇게도 웃겼을까, 나도 미소를 지었어
괜히 아는 척하고 싶어서
연못 안에 사이좋게 둘러 앉았네
서로 농담이 섞인 잔을 채워
기쁜 날을 주고받을 때
나는 몰래 훔쳐보네 창 밖에서
관심 없는 척 고개를 돌렸지만
내심 너가 궁금해하길 원했어 내 무관심을
허나 호수 안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알 수 없잖아
바깥에 혼자 서있는 나의 이름
난 피어났지 홀로
바위처럼 힘겹게 입꼬릴 올려
괜히 너희가 내 얼굴을 볼까 싶어서
미소 띈 너, 꿈을 이룬 너, 사랑하는 너를
지켜봐, 발이 묶여서
날 예쁜 꽃이라 생각해, 신념이 뿌리 안에
흔들림 없는 내 자태, 눈 비바람에도 고고하게
움직이지 않는 건 사실 발이 묶여서가 아니고
너가 떠난 뒤에 사라진 건 부끄러워서가 아니고
일이 많아져서, 할 게 많아져서
거름 대신 묻어놨지 내 선서
못 지켰어 달라지겠단 며칠 전의 나, 윤회하네 다시
너가 보고싶어 다시, 그런데 연못 안이 날 밀어놨지
거울이랑 말해 사람들의 앞인 것처럼
어깨를 활짝 펴, 내 발이 땅에 묶여 있어도
스스로 떠나 지내는 걸로 보이면 좋겠다 싶어서
너한테 말 건네지 않아 어두운 방에서 혼자 울어도
나는 꽃, 넌 물고기, 한심한 저 연못
너희 같잖은 소꿉놀이 난 다 필요 없어
버려진 게 아냐, 떠난 거라니까 너희 곁을
듣는 사람이 없는데 뭔 말을 난 또 하고 있지 홀로
바위처럼 힘겹게 입꼬릴 올려
괜히 너희가 내 얼굴을 볼까 싶어서
미소 띈 너, 꿈을 이룬 너, 사랑하는 너를
지켜봐 발이 묶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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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nie
Romanised by JHn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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