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를 휘휘 감아 올라가는
능소화는 너의 머릿결처럼
휘휘 흔들리네
타는 듯한 주황
딱, 너의 두 뺨을 닮았지
말간 꿈을 꾸는 너는
담장 너머 능소화
시끄럽게 피는 꽃은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 세워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담담히 담장을 타고 올라가네
늘어지게 더운 여름은
가지런한 발끝따라
달콤한 그늘을 만들어 주네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면
오렌지 카페트 꽃비가 내리고
나를 닮은 능소화는 조용히 피어나
시끄럽게 피는 꽃은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 세워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담담히 담장을 타고 올라가네
끝없이 오르고 오르다
더이상 오를 곳이 없을 때
빛바랜 꽃잎을 나부끼며 흔들어 대네
저 가고픈 데로 뻗어 올라
휙, 한 번 돌아 보며
눈 찡긋 미소를 보내고
모두들 녹이던 여름끝에
목 꺾여 떨어지네
시끄럽게 피는 꽃은 많아
벌과 나비를 불러 세워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담담히 담장을 타고 올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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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nie
Romanised by JHn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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